현장이 있는 인천 하천 이야기

1.걸어서 서해까지 인천의 물길, 공촌천

trueye 2012. 1. 11. 12:31
2011년 9월10일 오전 10시, 인천하천탐사팀은 인천시 서구 공촌교장 옆 공촌천 상류에 도착했다. 맑은 하천 속에서 초록색 녹조류가 하늘거렸다. 질산염 등 인근 논밭에서 흘러들어온 영양소가 물속에 녹아들었기 때문이다.

공촌천 옆으로는 파란 창포가 바람에 흔들렸다. 창포는 인천 지역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식물이다. 공촌천네트워크에서 식재해 놓은 게 자연 번식하며 공촌천을 가득 메운 것이다.

공촌천을 따라 조금 내려가니 눈앞 한가득 갈대밭이 나타났다. 공촌천은 빽빽하게 들어선 갈대밭을 굽이굽이 훑으며 흘러 내렸다. 전형적인 자연하천의 모습이다. 갈대밭을 지난 공촌천은 자연정화를 거치며 맑게 변했다.



국립환경조사원 배귀재 박사는 "갈대와 물억새가 자연적으로 형성된 건 자연하천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는 증거"라며 "공촌천은 자연하천으로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정화단계에 접어든 공촌천도 문제는 있다. (구)공촌천교를 지나니 돌들이 하천의 흐름을 막고 있다. 이는 하천변에 쌓여져 있던 돌들로 지난여름 집중 호우 때 무너져 내린 것이다. 이 돌들은 어로를 막아 하천 생태계의 흐름을 막고 있다.


어로가 막힌 곳은 이곳 하나가 아니다. 공촌교 인근과 빈정교 인근도 돌들이 어로를 막고 있다.

배 박사는 "물고기를 비롯해 하천 생물들이 돌들에 막혀 오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하천 흐름의 단절은 곧 하천 생태계의 파괴"라고 말했다.

이뿐 아니라 빈정교 옆으로는 하수 차집관이 자리 잡고 있다. 개방형인 이 하수 차집관은 갈수기에는 악취를 풍기고, 폭우 시에는 오염물질을 그대로 공촌천으로 흘려보내고 있다.

김갑석 공촌천·나진포천네트워크 공동대표는 "여름 폭우가 오면 빗물을 따라 오수가 그대로 공촌천으로 흘러들어간다"며 "막대한 예산을 들여 하천을 복원했는데 이런 작은 부분의 배려가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공촌천은 외래종 환경위해식물의 문제도 안고 있다. 단풍잎돼지풀, 가시박 등 환경위해식물을 공촌천 전역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단풍잎돼지풀은 환경부에서 지정한 환경유해식물 제1호로 가을철 알레르기 질환의 주범이다. 최근 도시 지역의 돼지풀 알레르기가 시골 지역 보다 독성이 57배 강력한 것으로 조사돼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빈정교를 지나 공촌천 중류로 들어서니 풀들이 노랗게 말라 죽어있다. 1사 1하천에 따라 이곳을 관리하는 사업 주체가 아무 생각 없이 풀들을 베어버렸기 때문이다. 유해식물 뿐만 아니라 자연 식생까지 모조리 제초해 버린 것이다. 이는 하천변의 생태계에 큰 영향을 끼친다. 이에 대한 관리 역시 필요한 상황이다.

이혜경 인천환경운동연합 정책실장은 "하천을 관리하는 업체 관계자들과 만나 하천변 식물들 관리에 대해 논의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청라지구에 들어서니 공촌천 하류가 넓게 펼쳐졌다.

현재 이곳은 LH공사에서 하천 복원 사업을 추진 중이다. 공사 중인 공촌천을 바라본 전문가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구불구불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아닌 마치 수로를 뚫듯 넓게, 직선으로 복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상태로 공사가 진행될 경우 공촌천 하류의 생태계는 망가질 수밖에 없다고 이들은 입을 모았다.

황영선 공촌천·나진포천 네트워크 공동대표는 "바다와 맞닿아 있는 공촌천의 특성, 생태계 교란 식물들의 천적 관계 등 모든 관련 부분을 고려해 하천 복원 사업이 추진돼야 한다"며 "자연 환경에 대한 철저한 조사 없이 이처럼 막무가내로 공사를 진행할 경우 공촌천 생태계는 크게 망가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