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이 있는 인천 하천 이야기

현장이 있는 인천 하천 이야기

trueye 2012. 2. 3. 16:08
5. 반딧불이가 춤추는 장수천
장수천은 남동구 장수동에서 소래포구를 통해 바다로 흘러든다. 총 길이 6.9㎞로 인천의 5대 하천 중 가장 생태적으로 안정된 하천이다.

인천시는 지난 2004년 12월 중·상류구간 2.31㎞를 총 사업비 20억원을 투입해 자연형 하천으로 조성했다. 남동구 만수동 '담방마을'부터 시작되는 하류 1.6㎞ 구간은 '장수천 제2단계 자연형하천조성사업'으로 착공을 기다린다.

인천하천살리기추진단은 지난 2006년 장수천을 '반딧불이와 함께하는 장수천'이라는 테마를 정하고 복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장수천 상류에는 갯버들군락, 쇠뜨기군락, 갈대군락, 고마리군락, 혼합초지 등의 주요 식물군락이 들어서 생태계 안정화 모습을 보인다.

또 장수천에는 벼들치, 쌀미꾸리, 미꾸라지, 붕어, 참붕어, 잉어, 뱀장어, 전어, 참게, 방게 등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그 수는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인천시는 보고 있다. 특히 참게와 반딧불이는 장수천의 자랑거리다.

<인천 남동구 장수동에서 소래포구로 흘러드는 장수천은 현재 인천에서 가장 아름다운 하천변길을 자랑하고 있다. 하천변에는 반딧불이가 날고, 물에는 바다에서 산란을 위해 장수천을 찾는 참게가 놀고 있다.>

 

#장수천을 가다

지난 해 10월13일 오전 10시쯤 인천대공원 인근 장수천 상류 지점. 인천하천살리기추진단, 인천환경운동연합 회원과 인천시, 남동구 공무원 등 10여 명이 장수천을 찾았다.

 장수천 복원 결과와 현재 문제점 그리고 착공할 장수천 2단계 공사의 모습을 고민하기 위해서 였다.

장수천 상류 지점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물길을 막고 있는 토사였다.

또 장수천 지류와 하수차집관에서 들어오는 썩은 물이었다.

인천시는 2004년부터 현재까지 하수관을 정비하고 하수를 잡고 있다.

하지만 이날 조사에서는 하수차집입구가 쓰레기와 나뭇잎으로 자주 막혀 하수가 그대로 하천으로 유입되는 구조적 문제점이 확인됐다.

또 지난 여름 집중호우로 인해 떠내려온 토사가 물길을 그대로 막고 있는 현장도 확인됐다. 인천시와 장수천네트워크는 이에 매년 3차례에 걸쳐 준설 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역부족이다.

그 이유는 좁은 물길 때문이다.

장수천은 인천의 다른 하천에 비해 하도와 하상이 가장 좁다.

장수천의 경우 편균적인 유량이 상류에서 0.05㎥/sec, 중류에서 0.08㎥/sec 정도로 매우 낮게 나타나고 있다.

그 양으로 환산하면 하루에 약 7천t 내외 정도다. 이같은 양은 다른 하천에 비해 낮은 유량이다.

김성근 인천하천살리기추진단 공동대표는 "하천 하도가 좁고, 유량이 적어 토사가 쌓이면 바로 물길이 막히는 문제를 안고 있다"며 "물도 적은데 하수까지 잡지 못하면 수질이 금방 악화되는 구조적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하천살리기추진과 인천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이 장수천을 조사하고 있다.>


이같은 구조적인 문제점이 있지만 장수천처럼 생물종 다양성이 많고 안정된 하천은 드물다.

인천시가 2010년 진행한 '자연형하천하천유지관리모니터링'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장수천 식물 출현종은 총 50과 160종이었다.

이 수치는 2009년 모니터링 결과보다 6과 37종이 증가한 수치이며, 봄부터 가을에 이르기까지 계절별로도 꾸준히 증가했다.


2009년에 비해 2010년 증가한 종은 참느릅나무, 개여뀌, 명아자여뀌, 며느리배꼽, 돌소리쟁이, 털비름, 유럽점나도나물, 벼룩나물, 노랑꽃창포 등 48종이었다.

감소한 종도 있다. 댑싸리, 이질풀, 개발나물, 실새삼, 흰민들레, 참새피, 부추 등 11종은 줄어들었다.
육상곤충도 몇 년새 크게 줄었다.

2010년에는 노린재목 19종, 벌목 17종, 딱정벌레목 16종, 잠자리목 10종 등 총 107종이 발견됐다.

하지만 시민들이 정해놓은 장수천 테마인 '반딧불이와 함께하는 장수천'처럼 반딧불이는 2010년에는 발견되지 않았다.

현재 인천동부공원사업소는 인천대공원 인근, 장수천 상류에 5만3천340㎡ 규모의 습지와 1천870㎡ 규모의 자연학습장을 꾸미고 있다.

이 지역은 반딧불이가 서식하던 장소였다. 반딧불이가 발견되지 않은 것은 이 공사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다만, 현재 인천대공원 자연생태원의 일반인 출입이 금지돼 가을철 반딧불이가 이 지역에서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날 오후 만수동 담방마을을 지나 담방소방서의 장수천 중류. 어른 팔뚝만한 잉어가 물 속에서 여유롭게 노닐고 있었다.

그 수도 10여마리가 넘어 한 눈에도 잉어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 잉어는 아마 인천대공원에서 키웠던 것으로, 인천대공원 홍수 방류시 장수천으로 들어와 안정적으로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 같은 시각, 도심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손바닥 만한 참게도 발견됐다.

 

하류쪽으로 갈수록 참게, 숭어 등 기수 생물이 많이 발견됐다.

강숙현 인천환경운동연합 실장은 "아직 참게를 확인하기에는 조금 이른 감이 있지만, 11월 중순부터는 장수천에서 크고 작은 참게를 많이 관찰 할 수 있다"며 "이제는 멸종위기에 처한 참게를 장수천에서 만날 수 있어서 반갑다"고 말했다.

2010년 장수천 조사에서 출현한 어류는 총 7과 16종 600여 개체로 인천의 5대 하천 중 가장 풍부한 어류 종을 기록하고 있다.

종류는 대륙송사리, 참붕어, 붕어, 왜물개, 미꾸리, 뱀장어, 민물검정망둑, 버들매치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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