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과 자연이 주는 위로

신선의 새 천연기념물 두루미를 만나러 인천 갯벌로 떠나보자

trueye 2023. 1. 14. 15:51

 

2022년 인천시 강화군 동검도 일대 갯벌에 천연기념물 202호 겨울의 진객 두루미鶴이 찾았다. 두루미는 우리 고유의 이름이며, 학은 한자다. 두루미는 우리 일상 속에서도 많이 접하는 새다. 오백원 짜리 동전 뒷면이 새도 두루미다. 화투의 일광 역시 두루미다. 십장생 중 하나도 두루미다. 과거 코미디프로그램에서 갓 태어난 아이가 장수해야 한다며 지은 이름이 김수한무두루미와거북이~~~~~~~~~~~~~~~

 

 

영구결번 천연기념물 257호와 두루미의 슬픈기억 

 

현재 세계 최대 규모의 쓰레기 매립장과 청라경제자유구역으로 조성된 갯벌은 1977년부터 1984년까지 천연기념물 제257호 였다. 그러나 동아건설에서 이곳을 매립하면서, 천연기념물 제202호 두루미는 더 이상 이 곳을 찾아오지 않았다.

 

인천의 새는 두루미다. ()이라고 불리는 두루미는 무병장수와 부귀영화, 자손번창의 상징이다.인천에는 유독 ''자가 들어가는 지명이 많다. 문학산, 선학동, 청학동, 학익동, 임학역, 송학동 등이 그 곳이다. 인천의 시민축구단 마스코트인 유티(UT)도 두루미를 형상화한 캐릭터다. 두루미는 인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새였다.

 

 인천광역시 시조(市鳥)는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천연기념물 제 202호 두루미(일명 학).

두루미는 지난 1981년 인천시가 직할시로 승격되면서 시의 상징새로 정해졌다. 이유는 간단했다.

 

과거 인천의 갯벌 어디에서나 두루미를 볼 수 있었고, 선조들도 두루미를 신성한 존재로 귀하게 대접했기 때문이다. 1980년 전까지만 해도 인천시 경서동과 연희동을 중심으로 한 인천 갯벌에서는 약 100여마리 이상의 두루미가 매년 월동했다는 기록이 아직도 문화재청에 남아있다.

 

그런 이유로 지난 1977년 인천연희동및경서동 일대 갯벌은 두루미 도래지로 그 보호 가치가 세계적으로 뛰어나 천연기념물 257호로 지정되기에 이른다.그 이후 4년 뒤 인천시는 두루미를 인천시의 상징새로 지정한다.

 

하지만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갯벌은 3년 뒤인 1980년 엄청난 변화의 시기를 맞는다. 인천의 갯벌 매립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인 동아매립지 사업이 발표된 것이다.

 

2009년 발행된 인천역사문화총서에 따르면 동아매립지는 경기도 김포군 양촌면 장도,일도, 청라도를 거쳐 율도 지역까지 이어지는 37(1,126만평)의 거대한 간척 사업이었다.

 

사업을 맡은 동아건설은 약 10년 간의 공사 끝에 대규 간척 사업을 마무리한다. 이 매립 공사로 인해 그 당시 김포(현재는 인천)와 인천이 지닌 상당 부분의 갯벌과 섬 사라지고 만다.

 

매립이 진행된지 얼마되지 않아 이 곳을 찾는 두루미의 개체수는 급격하게 줄어들었고, 더 이상 두루미는 인천을 찾지 않았다.

 

1984년 두루미 1개체가 마지막으로 죽은 채로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그 해 문화재청은 두루미도래지의 보전 가치를 상실했다며 천연기념물 지정을 해지했다.

 

두루미 서식지 천연기념물 257호는 그렇게 영구결번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두루미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2,000여마리 정도 밖에 없는 멸종위기 야생동물 급에 속할 정도로 희귀 조류다.

우리나라에서도 1968년 문화재청에서 천연기념물 제202호 지정해 보호를 하고 있다. 겨울 철새인 두루미는 약 1,000 개체 정도가 강원도 철원과 경기도 연천 지역에서 11월부터 3월까지 먹이활동을 하며 겨울을 보낸다.

 

특히 최근에는 인천의 세어도 일대 갯벌과 강화도 남단 갯벌에서 40여마리의 두루미가 발견돼 학계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강화군 동검도가 두루미의 주요 서식처다. 인천을 찾는 두루미가 꾸준히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갯벌에서 먹이 활동을 하는 두루미는 철원과 연천처럼 육지 농토와 민물에서 먹이활동을 하는 두루미와는 확연히 구별돼 좀 더 심층적인 연구가 필요하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갯벌에서 먹이 활동을 벌이는 두루미의 개체수는 전세계적으로도 희귀한 특성을 지닌 종으로 학계는 보고 있다.

201911월 말, 인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와 관계기관, 인천의 예송중학교 학생 등 100여명이 인천시 강화군 동검도에 모였다. 힘겹게 수 천킬로미터이라는 먼 여정을 통해 인천을 찾아준 겨울의 진객 두루미를 맞이하기 위해서다. 과거 인천 경서동 일대에서 겨울 보내던 두루미들이 그 기억을 더듬어 이 곳 인천 갯벌을 다시 찾은 것으로 보인다.

 

이 두루미들은 매년 증가세를 보여 2022년 최대 55개체의 두루미들이 강화군 동검도 일대 갯벌에서 약 4개월간의 겨울 생활을 즐긴다.

 

그렇다. 인천시조이자 천연기념물 202호 두루미를 보러 강화도로 가보자. 겨울에는 두루미 뿐 아니라 멸종위기종인 알락꼬리마도요, 큰기러기, 황오리, 청둥오리 등 수 만 마리의 철새들의 군무를 볼 수 있다. 겨울 철새를 보고 갯벌 뚝방길을 걸어보면 추운 겨울의 걷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