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을 비롯한 한반도 봄꽃 개화 시기가 급속히 빨라지고 있다. 추운 겨울을 보내고 만난 봄꽃을 보면 반가울 텐데 일찍 핀 꽃들이 마냥 즐겁지만 않은 이유가 있다. 생태계가 비정상적으로 변한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지난해 3월 보도자료를 통해 온실가스 감축이 없을 경우, 3월에 필 봄꽃들이 21세기 후반이면 2월에 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 식물과 더불어 살아가는 벌꿀과 나비 같은 곤충이 사라지고 새들의 산란, 이동 시기도 달라져 생태계는 재앙 수준으로 무너질 수 있다. 산림 자원과 농업 생산성에도 변화가 생겨 인간에게 큰 피해를 줄 것은 자명하다.
인천 섬을 탐사하다 보면 아열대식물인 늘푸른나무를 자주 만난다. 한반도 이남에 있어야 할 나무가 인천에 서식하고 있는 것이다. 동백나무(백령도, 대청도, 소청도 등), 후박나무(덕적면 각흘도), 붉가시나무(덕적면 납섬), 보리밥나무, 송악, 계요등, 큰천남성까지 인천 섬에서 환경부 국가기후변화지표종은 계속 발견되고 있다.
인천에서 발견되는 남방계식물은 기후변화요인보다 서해 난류의 영향이 더 크기 때문에 그리 걱정할 일이 아니긴 하다. 북방계식물과 남방계식물 등 다양한 식물군을 관찰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인천이 우리나라 국가기후변화지표종 연구 최적지로 떠오르는 어부지리를 얻었다. 이미 대청도 동백나무 군락지는 천연기념물 제66호로 지정돼 보호를 받으며 남방계식물의 북한계지 연구에 활용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해 난류 현상으로 인한 남방계식물의 생육지 확산과 기후변화로 인한 식물 생태계 교란이 인천 식생을 어떻게 바꿀지는 아무도 모르기에 우려스럽다. 벚꽃이 지난해보다 5일이나 빨리 핀다는 2023년 4월 3일 그날, 활짝 핀 벚꽃을 보며 웃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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